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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성인 취미미술, 첫 수업 시작: 내가 완벽주의자라니

by 잔세폴 202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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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성인 취미미술학원에 등록하고 첫 수업을 진행했다.

 

이미 한 분은 물컵을 그리고 계셨다.

미술을 얼마나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능숙하게 그렸다.

 

 

괜시리 미래의 내 실력이 기대되는 설렘 가득 첫 수업시간

 

수업 시간인 5시가 되니 주말 수업을 듣는 4명이 더 왔다.

 

 

첫 수업 시간에 배울 것은

1. 선 그리기

2. 명암 그리기

 

이젤의 높이 맞추는 법과 집게로 종이를 고정하는 방법을 배웠고 사실 별거 없다.

연필 깎는 법도 배웠다. 역시 별거 없다.

 

 

은 직선과 곡선을 그리면서 손에 익혔는데,

별건 없고 그냥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계속 선을 그리는 연습이었다.

손에 어느 정도 드로잉이 익혀지게끔 하는 연습이다.

 

(집중한 나머지 사진 찍는 걸 잊었다...)

 

 

수강생 6명을 봐주는 선생님은 2명이었다.

한 명은 작가님, 한 명은 보조선생님인 것 같았다.

 

작가님이 직선 익히는 법, 곡선 익히는 법을 알려주었고,

다른 수강생을 볼 동안 나는 배운대로 팔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선을 촘촘히, 배운 대로 그리고 있었는데

"성격이 꼼꼼하신가봐요"

라는 작가님 목소리가 들려왔다.

 

 

뜨끔-

 

 

그림에 성격이 나타난다고 했었는데 바로 이런거였다!

단 번에 내 성격을 들키고야 말았던 것이다.

 

오늘 처음 본 나에 대해 말하는 작가님이 신기하기도 했고

도화지를 통해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어서 힐링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배운대로만" 연필에 일정한 힘을 주면서 손을 이리 저리 휘저었다.

그래서 내가 그린 선은 개성이 없고 하나 같이 똑같았다.

 

 

그러나 작가님은 지금은 무얼 그리려고 하는게 아니니 과감히 터치해보라고 하셨다.

연필에 힘을 주기도, 빼기도 하면서

조금 더 자유롭고 과감하게 선들을 마구 그려보았다.

 

 

그렇게 나를 알아가는 선 그리기 연습을 끝낸 후

명암 그리는 연습을 했다.

 

명함 표현하기에 참고한 그림. 시간 부족으로 정육면체는 다음시간에 그리기로 했다.

 

H와 B..

연필 심지의 진함과 무른 정도를 설명해주셨고

어떤 때에 어떤 연필을 쓰는지도 알려주셨다.

 

보통 2B와 4B를 많이 사용한다고 했는데,

이 두 연필로 모든 명암을 표현해보는 연습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명암 역시

가로선-대각선-가로선-대각선-가로선-세로선

을 반복하며 칠해갔다.

 

 

나의 첫 작품: 명암 표현하기

 

중학교 미술시간에 했던 명암 표현을 다시 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 시절의 왁자지껄함과 유쾌함은 어디로 가고 진지하게 그림에 몰두하는 나만 덩그러니.

 

 

간단한 작업인데, 생각보다 집중력이 필요했고 첫 수업이라 긴장돼서 그런지 체력 소모도 되었다.

밥을 안 먹어서 그런가

 

 

명암 표현을 거의 마무리해가는 나를 바라보는 작가님의 한 마디.

"완벽주의자시죠. 큰일 났다."

 

완벽주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완벽에 가까이 수정하고 또 수정하느라

정작 전시회를 하지 못한다고 했다.

 

 

내려 놓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하셨다.

 

 

미술을 배우러 갔는데

자아성찰을 하고 돌아왔다.

 

 

미술에 이런 힘이 있는 줄은 몰랐다.

앞으로의 수업이 점점 기대된다.

 

 

화실에는 작은 음악소리와 연필깎는 소리, 약간의 말소리만 있었지만

그 안에서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격정적으로 서로 교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단히 만족스러운 첫 수업 끝 -

나의 첫 작품과 화실에 걸린 그림. 언젠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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